일상, 생각

만원 지하철에 대한 단상(斷想)

morphix 2007. 3. 6. 15:26
아침 8시, 사람들로 가득찬 만원 지하철에 시달려 본 사람들은 한 번 쯤 생각해 봤을 거다. '이 지긋지긋한 세상 벗어나고 싶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을 텐데, 왜 사람들은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옛날 사람들은 하루에 4시간만 일하고도 먹고 살았다는데, 똑똑한 현대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혹시라도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이렇게도 생각해 보면 어떨까? 100년 전까지만 해도 고향집에 방문하려면 수 일이 걸렸을 것이며 당신의 아이 중에 절반은 병에 걸려 사경을 해매었을 것이다. 초원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물을 긷기 위해 물동이를 이고 수 킬러미터 떨어진 우물을 여러 번 왕복해야 했을 것이다. 큰 비라도 내려 전염병이라도 돌면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은 죽어갔을 것이며 60세를 넘는 사람은 그 마을에서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특히 당신이 180cm이 넘는다면 냉장고의 존재를 고마워해야 한다. 180cm가 넘는 장신(요즘은 180도 장신으로 쳐 주지는 않지만)의 등장과 냉장고의 등장은 무관하지 않다. 매일 영양이 파괴되지 않은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4시간만 일하고 행복하게 잘 먹고 살았다는 사람들은? 글쎄 그렇게 살기 좋은 곳에 태어나는 확률정도로 4시간도 일 안하고도 잘 먹고 살 수 있을 재산을 물려줄 부모를 만난 사람이 있지 않을까?

경제학의 시대를 지나면서 삶의 질은 절대적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여기에도 상대적 빈곤이라는 문제가 생긴다. 해결책은? 나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