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5.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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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이 보구 싶다고 해서 보게 된 영화다. 사전정보 거의 없이 보았는데 정말 근사한 영화였다. 완전 상반되는 성격의 두 남여 주인공이 만나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구조의 영화다. 이런 배치는 <리쎌웨폰>나 <투캅스>와 같은 경찰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거 같다.
모든 것을 낙관적인 시각으로 속없이 살아가는 병운(하정우 분)과 그와 반대로 모든 것을 계획적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희수(전도연 분)가 사귀다 헤어진지 1년 만에 만난다. 둘이 만나서 하는 짓은 병운이 1년 전에 희수에게 빌린 350만원을 갚으러 하루동안 돈을 빌리러 다니는 것.
사업하다 돈 날리고 와이프와 이혼하고 집도 없는 병운. 하지만 병운은 여전히 모든게 낙관적이고 사람좋고 모든 것에 여유있고 능글능글 하다. 반대로 희수는 경제적으로 크게 부족해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 어둡고 여유없고 걱정이 많아 보인다. 이런 둘이 한 때 사귀는 사이였다니 감이 안 온다.
이 둘이 하루동안 같이 다니면서 희수는 조금씩 조금씩 병운에게 동화되어 간다. 그러나 병운은 영화내내 계속 변함없는 모습이다. 영화 전체가 대사중심이고 소소한 이벤트 중심이어서 헐리우드 액션대작에 길들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엄청 지루할 수 있는 극단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영화다. 하지만 대사를 기반으로 한 소소한 유머와 또한 여러 갈등상황을 병운이 능글능글하게 벗어나가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비포 선라이즈> 류의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추천하고픈 영화다. 하정우의 능글능글한 연기가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