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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2. 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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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yes24

런치타임 경제학은 한 마디로 '경제학자가 세상을 보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이들 경제학자가 세상을 보는 시각은 항상 일반적인 사람들의 시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 일례를 들자면 저자는 재활용품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는 경제학적으로도 합리적인 행동이다.

이쯤해서 경제학이 어떠한 학문인지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경제학은 바로 '사람들은 인센티브에 의해 행동한다'는 기본 가정을 통해 세상의 일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학문이다. 나는 미시경제학 과목을 수강했지만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이기도 하다. 이런 간단한 가정을 가졌기에 경제학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 하다. 단순히 세금이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동이나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방법론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최근에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촉망받는 젊은 경제학자 중에는 아프리카의 에이즈 발병이 유독 심한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하는 학자도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여러 주제들도 미시경제학에서 배웠던 가격, 수요, 공급, 생산, 세금을 넘어서 일상생활을 다루고 있다. 자동차 에어백과 같은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왜 롤링스톤즈의 콘서트 표가 비싸지 않은지, 신문에 나오는 미국의 재정적자나 실업률이 정말 큰 문제인지, 왜 인생은 실망으로 가득차 있는지, 왜 자신은 환경보호를 좋아하지 않는지, 올바른 정책이란 무엇인지 등을 다룬다. 어떤 항목에 대해서는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지만 어떤 항목에 대해서는 구렁이 담넘듯 명확하지 못한 이야기로 설렁설렁 넘어가기도 한다.

나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경제학에 대한 호기심을 강하게 느꼈다. 그 동안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 사람들이 행동을 하는 이유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제학적 방법론이 이에 대해 현실적이면서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학 모델이 너무 단순하여 - 중요한 요소만을 얻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태도이기도 하다 - 간과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은 경제학이 가진 한계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이 책은 신고전주의 경제학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기반이 되는 이론이라 책에 대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